
얼마전 있었던 2026년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에 다녀왔어요. 아이가 노력해 온 결실을 맺는 날이라, 엄마인 저에게는 그 어떤 날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메인 무대를 조금이라도 더 잘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잡고 싶어서 새벽부터 부지런히 서둘렀는데, 게이트에 도착해 보니 이미 많은 가족들이 저보다 먼저 와 길게 줄을 서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하버드 졸업식의 엄청난 규모와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축제 같았던 당일의 생생한 현장 분위기와 새벽부터 움직이며 겪었던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차근차근 공유해 볼게요.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 대기줄과 입장 규정



졸업식 당일 아침은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어요. 메인 행사는 오전 9시 30분에 시작되지만, 하버드 야드(Harvard Yard)가 열리는 시간은 아침 6시 45분이었거든요. 게다가 모든 게스트는 8시 30분까지 자리에 앉아있어야 한다고 해서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어요.
저는 아침 6시 10분쯤 게이트에 도착했는데, 세상에, 이른 시간인데도 이미 50미터 이상 길게 줄이 늘어서 있더라고요. 이 학교는 입학부터 학교 다니는 동안에도 치열하더니, 졸업식날까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웃었어요🤗
캠퍼스로 들어가는 게이트가 여러 군데가 있는데, 저희는 G 게이트로 입장했어요. 6시 45분에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니 대략 6시 50분쯤 되었어요. 전날 캠퍼스에서 사진 찍으며 위치를 미리 봐두었던 게 신의 한수였어요.


하버드 졸업식 티켓은 학생 1인당 2장씩만 나와요. 저희처럼 가족 인원이 더 많아서 추가 티켓이 필요한 경우에는, 가족이 오지 못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구해야 해요.
사실 작년에 우연히 하버드 졸업식 날 캠퍼스에 왔을 때는 티켓이 없어서 내부 입장을 못 하고 주변만 돌아보다가 졸업식이 끝나고 하버드야드에 들어갈 수 있었거든요. 일 년 만에 이렇게 졸업생 학부모로 티켓을 들고 들어오니 감회가 정말 새롭더라고요. 티켓 없이 밖에서 바라본 하버드 졸업식 풍경과 캠퍼스 투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함께 읽어보세요.
보스턴 여행 필수코스 하버드투어 – 하버드 재학생 졸업식 리얼 가이드


하버드 야드로 입장하기 위해 받는 보안 검색은 생각보다 엄격했어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라 외부인은 철저히 출입을 통제하고, 입장할 때 티켓 스캔과 가방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더라고요. 혹시나 밖으로 잠시 나갔다 올 때도 나가면서 스캔했던 티켓을 재스캔을 해야만 다시 들어올 수 있었어요.
특히 반입 가능한 가방 크기는 가로, 세로, 높이 모두 12인치 이내의 작은 사이즈만 허용되었어요. 백팩이나 큰 가방은 아예 들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작은 가방에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가져갔어요.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 좌석 배치와 명당자리


졸업식의 메인 무대는 하버드의 상징인 해리 엘킨스 위드너 기념 도서관(The Harry Elkins Widener Memorial Library) 앞쪽에 설치되었어요. 무대 바로 앞은 주인공인 졸업생들의 좌석이고, 그 뒤편으로 게스트들을 위한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저희는 운이 좋게도 메인 무대가 멀리서나마 눈에 들어오는 도서관 계단 앞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비록 거리가 워낙 멀어서 무대는 작게 보였지만, 야드 군데군데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어서 화면으로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어요.

그 넓은 하버드 야드가 학생과 가족, 축하객들로 완전히 꽉 들어찬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어요. 미국인들 포함 전세계 공통으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가고, 빈 의자에 소지품을 올려두며 가족들을 기다리는 친근한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지기도 했어요.

당일 아침에는 하늘이 맑게 시작했다가 점심 무렵으로 갈수록 구름이 짙게 끼면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어요. 야외에서 장시간 앉아있는 동안 좀 추워서 겉옷을 챙겨올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위 수여하는 오후에는 강한 소나기까지 내려서 버라이어티한 날씨를 경험했어요.
편의시설의 경우, 야드 내 몇몇 건물을 개방해 두어서 화장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고, 곳곳에 식수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수시로 물을 마실 수 있었어요.
백파이프 고적대 행진과
가슴을 울린 코난 오브라이언 축사



행사가 시작되기 전 졸업생들이 전공별로 함께 입장하기 시작했어요. 전통 의상을 멋지게 차려입고 스코틀랜드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마칭밴드의 뒤를 따라 당당하게 행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이번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Conan O'Brien)의 축사였어요. 하버드 출신인 그가 소개되자 터질 듯한 환호성과 박수로 맞아주었어요. 그는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코미디로 현재 미국의 비정상적인 사회적 상황들을 유쾌하게 풍자하며 좌중을 사로잡았어요. 그러면서도 농담 속에 묵직한 진심을 담아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겸손이라고 힘주어 말했고, 주위를 둘러보며 공동체 의식을 마음속에 새기라는 따뜻한 당부를 건넸어요.

특히 제 마음을 깊게 울렸던 명대사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하버드 졸업장이라는 타이틀이 네 인생에서 사람들이 알게 되는 마지막 정보가 되지 않게 해라. 세상에 나가 네가 쌓아갈 겸손과 진짜 업적을 통해, 하버드 간판을 네 인생에서 '가장 덜 중요한 사실'로 만들어라."
대학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거나 기대지 않고, 내면의 단단함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 나가는 삶을 살라는 이 메시지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어요.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GSD)의 분위기와
행복했던 순간들




하버드 야드에서의 메인 합동 행사는 낮 12시쯤 마무리되었어요. 이후에는 각 단과대학별로 지정된 장소로 이동해서 준비된 점심 식사를 먹고, 오후에 본격적인 개별 학위 수여식이 이어졌어요. 전체적인 모든 일정이 끝나고나니 오후 4시쯤 되었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있는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 Harvard Graduate School of Design(GSD)의 경우, 아침 일찍 서두른 이들을 위해 간단한 컨티넨탈 스타일의 조식과 점심시간에는 깔끔하게 포장된 샌드위치 박스가 제공되어 가족들과 부담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어요.


이번 졸업식에서 유독 인상 깊었던 점은 반려견과 함께 참석한 가족들이 무척 많았다는 거예요. 이럴 줄 알았다면 우리 강아지도 데리고 갔을텐데, 한국에 두고 간 막내 생각이 유독 많이 났어요. 하버드 옷을 예쁘게 맞춰 입은 귀여운 강아지들과 함께 캠퍼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행복한 모습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은 엄숙하고 딱딱한 학위 수여 분위기 대신 캠퍼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 장소 같았어요. 새벽 대기줄부터 코난 오브라이언의 축사까지 직접 경험해 보니 왜 전 세계 사람들이 하버드 졸업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소중한 결실을 맺은 자녀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눈빛에는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이 가득했고, 모두가 하나 되어 행복을 만끽하는 축제 그 자체였답니다. 또다른 시작을 하는 아이의 앞날을 축복하며, 가슴 벅찼던 하버드 졸업식 이야기를 여기서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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