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다크투어리즘이라고 하면
제주 4·3 유적지를 먼저 떠올리기 쉬워요.
하지만 제주에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비행장과 격납고, 지하벙커, 동굴진지 같은
일본군 군사시설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도 그런 장소예요.
지금은 평화로운 들판과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전쟁을 위한 군사시설이었던 곳입니다.
저는 제주에 살고 있던 작년 10월,
남편과 함께 이 두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당시 열심히 참여하던
제주 국가유산 스탬프투어가 계기였는데,
직접 걸어보니 제주 다크투어리즘이
어떤 여행인지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었어요.
제주 다크투어리즘이란?

다크투어리즘은
전쟁이나 재난, 학살처럼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장소를 찾아
그곳에서 과거의 사건을 돌아보고 기억하는 여행을 말해요.
제주 다크투어리즘에서는
제주 4·3과 관련된 장소뿐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군사시설 등
제주 근현대사의 흔적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찾은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 역시
일제강점기의 군사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에요.
특히 이곳에서는
지금의 평화로운 제주 풍경과
과거 전쟁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주 다크투어리즘으로 찾은
알뜨르비행장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강점기에 군사 목적으로 이용됐던 곳으로,
지금도 비행기 격납고와 활주로,
지하벙커 등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저희는 섯알오름 학살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현장의 표시를 따라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걸었어요.
주차장 이름에서 알다시피
인근에는 섯알오름 학살터도 있어
대정과 모슬포 일대에서는 서로 다른 시기의
제주 근현대사 흔적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밭 사이에 남은 비행기 격납고였어요.
주변에는 평범한 제주 농촌 풍경이 펼쳐지고
저 멀리로 산방산도 보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전쟁을 위해 만들어졌던
비행기 격납고가 자리하고 있어요.

과거의 흔적이
박물관 안에 따로 보존된 것이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뭔가 되게 이질적이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격납고 안에서
알뜨르 평화 현장 시화전도 열리고 있었어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서
평화에 관한 글을 읽는 경험 역시 꽤 인상적이었어요.
평화로운 들판이 된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격납고를 본 뒤에는
활주로 쪽으로 걸었습니다.

역사를 모른 채 풍경만 바라보면
과거 비행장이었다는 사실을
쉽게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알뜨르비행장 활주로는 평화로운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현장 설명을 읽고 나니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설명을 읽으면서
지금의 제주공항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정뜨르비행장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제주도에 사는 동안
제가 정말 많이 오갔던 곳이고,
제주여행을 할 때도
제주공항은 꼭 거치게 되는 관문 중 하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익숙한 제주공항에도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거라 정말 놀랐습니다.
제주에 남은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몇몇 역사 유적지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됐어요.
송악산에서 마주한 일제 동굴진지

알뜨르비행장을 둘러본 뒤에는
송악산으로 이동했어요.

송악산은 이전에도 여러 번 찾았던,
제가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기 좋고
풍경도 아름다워서 산책하러 종종 가던 곳이에요.

하지만 이날은 풍경이 아닌
송악산 해안에 남은 일제 동굴진지를 보러 갔어요.
산책로에서 해안절벽을 바라보면 곳곳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익숙했던 송악산에
이런 군사시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바라보니
이전과는 느낌이 꽤 달랐어요.

알고 있었는데 잊고 있었던 건지,
그전에는 풍경만 보느라
제대로 못 본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동굴진지를 확인하고 나니
제가 알던 송악산의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였단 점입니다.
직접 걸어본 제주 다크투어리즘

알뜨르비행장에서는
평범한 밭 사이에 격납고가 남아 있고
송악산에서는 아름다운 해안 절벽에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을
같은 날 둘러보면서
대정과 모슬포 일대에 일제강점기 군사유적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 알뜨르비행장및일본군비행기격납고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 송악산진지동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한 장소만 보고 이동했다면
각각의 유적으로만 기억했을 텐데,
두 곳을 이어서 돌아보니
당시 이 일대가 전쟁을 위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용됐는지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 다크투어리즘은 단순히
어두운 역사의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이라기보다,
지금은 평화로워보이는 장소에
어떤 시간이 쌓여 있는지
직접 보고 기억하는 여행에 더 가까웠어요.
제주 대정이나 모슬포 여행에서
조금 다른 제주를 만나고 싶다면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을
한 동선으로 천천히 걸어보세요.
예쁜 풍경만 보고 지나쳤을 때는
미처 보이지 않았던
제주의 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자주 묻는 질문
필자는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을 같은 날 둘러보며 대정과 모슬포 일대에 대해 어떤 사실을 깨달았나요?
필자는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을 같은 날 둘러보면서 대정과 모슬포 일대에 일제강점기 군사유적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곳을 이어서 돌아보니 당시 이 일대가 전쟁을 위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용됐는지 더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알뜨르비행장에서는 어떤 일제강점기 군사시설의 흔적을 볼 수 있나요?
알뜨르비행장에는 일제강점기에 군사 목적으로 이용됐던 비행기 격납고와 활주로, 지하벙커 등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밭 사이에 평범한 제주 농촌 풍경과 어우러져 있는 비행기 격납고의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언급됩니다.
송악산 해안에서는 어떤 일제강점기 군사시설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나요?
송악산 해안에서는 일제 동굴진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책로에서 해안절벽을 바라보면 곳곳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재의 제주공항은 일제강점기와 어떤 연관이 있나요?
현재의 제주공항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정뜨르비행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필자는 익숙한 제주공항에도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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